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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8 토끼가 달리게 하라~~~

이즘(ism) 2007. 10. 6. 09:56
 

토끼가 달리게 하라 (Let the rabbits run)

 

 

눈앞에 푸른 초원을 그려보십시오.

풀밭 사이로 토끼가 뛰어다니고, 연못에는 오리가 헤엄치며, 나뭇가지 위에서는 올빼미가 낮잠을 즐깁니다.

어느 한가로운 오후, 숲 속의 동물들이 머리를 맞댔습니다.

"학교를 만듭시다. 우리도 사람들처럼 똑똑하게 살아봅시다."

나이 지긋한 원로 동물들의 조언으로 학교에서 가르칠 과목까지 정했습니다.


- 달리기

- 헤엄치기

- 나무 오르기

- 높이뛰기

- 날기


어린 동물을 다재다능한 동물로 키우기 위한 필수과목들이었지요.

 

개학 첫날 토끼는 두 귀를 쫑긋하게 세우고 깡총깡총 뛰어갔습니다. 첫 시간은 달리기였습니다. 토끼는 단연 돋보이는 학생이었습니다. 단숨에 언덕 꼭대기까지 달려갔다가 바람처럼 돌아왔습니다. 모두들 박수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토끼는 기쁨에 넘쳤습니다.

"학교는 참 좋은 곳이야! 내가 제일 잘하는 달리기로 스타가 될 수 있는 곳이야!"

선생님도 스톱워치를 바라보며 칭찬하기에 바빴습니다.

"토끼야, 넌 정말 놀라운 재능을 갖고 있구나. 뒷다리 근육이 잘 발달해서 조금만 더 연습하면 훌륭한 선수가 되겠다."

토끼는 ‘선생님도 너무 좋아. 내가 잘하는 것을 더욱 잘할 수 있게 도와주시는 분이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다음은 헤엄치기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수영장에 가자마자 고약한 소독약 냄새가 났습니다. 눈앞이 어질어질하고 금방이라도 토할 것 같았습니다.

"수영은 싫어요!"

창백해진 토끼에게 선생님이 친절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지금은 싫어도 5년 후쯤에는 수영을 즐기게 될 거야."

다행히 첫날은 준비운동만 하고 끝났습니다. 나무 오르기도 힘들었습니다. 나무가 30도 각도로 낮게 세워져 있어서 거의 모든 동물들이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토끼는 다리에 쥐가 나는 바람에 나무에서 떨어져 크게 다칠 뻔했습니다.

높이뛰기는 다른 친구들과 비슷하게 해냈습니다. 그러나 날기 시간에는 새하얗게 질리고 말았습니다. 선생님은 토끼의 심리검사를 한 다음 심리적 공포를 줄이는 코스부터 시작했습니다. 토끼는 혼자 언덕에서 뛰어내리는 연습을 해야 했습니다. 그저 열심히 노력하면 독수리처럼 날 수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믿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토끼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학교에 갔습니다. 수영 시간에 선생님이 "자, 이제 모두 물에 뛰어들어요!"라는 말을 듣고는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저, 저, 선생님, 잠깐만요. 엄마에게 물어봤는데요. 엄마 아빠 두 분 다 수영은 배운 적이 없대요. 토끼는 물에 빠지는 것을 싫어하거든요. 전 수영은 배우지 않을래요."

"수영은 필수과목이다. 물에 뛰어들지 않으면 넌 낙제야!"

토끼는 눈을 감고 뛰어들었습니다.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물속에 가라앉았습니다. 잠시 후에 떠올랐지만 또 다시 가라앉아서 거품만 보글보글 올라왔습니다. 선생님이 급히 토끼를 건져 올렸습니다.

물에 젖은 토끼는 너무나 우스웠습니다. "저기 봐, 꼬리 없는 생쥐야! 하하하..." 친구들은 배꼽을 잡고, 손으로 땅 바닥을 치며 공중으로 뛰어오르기도 했습니다. 토끼는 수영 시간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렸다가 엄마와 아빠가 기다리는 집으로 달렸습니다.

"학교가기 싫어요. 그냥 집에서 놀래요."

"성공하려면 졸업장을 받아야 해."

"졸업장도 받고 싶지 않아요."

"네가 받고 싶지 않아도 졸업장은 필요해!"

아빠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엄마는 아기 토끼를 침대로 데려가 푹 자게 했습니다.


그 다음날 토끼는 느릿느릿 기다시피 학교에 갔습니다. 문득 교장 선생님의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꼭 상담실을 찾아가거라. 상담실은 언제든지 열려있단다."

토끼는 상담 선생님이 가리키는 의자에 폴짝 뛰어올랐습니다.

"전 학교가 싫어요."

"음, 왜 그렇지?"

토끼는 학교가 싫어진 이유를 말했습니다.

"그래, 알겠다. 수영 때문에 학교도 싫어진 게로구나. 내 말이 맞지? 그럼 해결책을 말해주마. 토끼야, 네 성적을 보니 달리기는 지금만으로도 충분하다. 부족한 것은 수영이지. 이제 네 시간표에서 달리기를 빼고 그 대신 수영 시간을 두 배로 늘리자꾸나."

토끼는 의자에서 한 뼘이나 튀어 올랐습니다. 상담실을 뛰쳐나와 숲 속을 향해 달렸습니다. 나무 위에서 졸고 있던 오랜 친구 올빼미가 눈을 크게 떴습니다. "토끼야, 용기를 내. 우리가 힘을 합쳐서 모두들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 하는 회사를 만들면 되지 않겠니?"

토끼는 비로소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습니다. "그래, 내가 졸업하면 그런 회사를 만들 거야. 토끼는 달리기만 하고 다람쥐는 나무 오르기만 하며, 물고기는 헤엄만 치고, 새는 날기만 해도 되는 그런 회사를 꼭 세울 거야."


                                           '강점에 올인하라(특별한 성공의 레서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