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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5 63빌딩 높이 탑 위에서 24시간 작업

이즘(ism) 2008. 1. 3. 07:37
윤종호 님께서 hohoho3801 님께 보내드리는 chosun.com 뉴스입니다.
윤종호 님이 전하는 말 :


63빌딩 높이 탑 위에서 24시간 작업


  • 아무것도 없던 바다 위에 ‘꿈과 희망’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 여의도 63빌딩 높이 주탑(主塔)이 하늘을 향해 치솟고, 멀리 영종도 쪽으로 수많은 교각들이 키 순서로 뱀 꼬리처럼 줄지어 서 있다. 한국의 관문 인천국제공항과 동북아의 허브(중심) 송도국제도시를 잇는 인천대교다. 내년 10월 개통을 앞두고 인천대교 건설현장에서는 새해 벽두부터 건설의 망치소리가 요란하다.

    인천대교 서쪽 주탑 건설현장. 고개를 완전히 젖혀도 꼭대기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까마득하다. 한국어·베트남어·중국어·태국어 등 4개 국어 안내판이 붙어 있는 공사장용 엘리베이터를 세 번 갈아타고, 다시 한 사람이 겨우 탈 수 있는 사다리를 다섯 번 타고서야 현장에 올라갈 수 있었다. 그곳에선 케이블 설치를 위한 막바지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한창이었다.

    현재 높이 해발 219m. 1월 중순쯤 끝까지 다 올라가면 238.5m가 된다. 해발 264m의 63빌딩과 맞먹는 높이다. 바람막이 겸 안전을 위해 30여평 남짓한 공사장 주변에 둘러친 천막 아래로 바다를 내려다보니 대형 화물선도 장난감처럼 보인다. 잠시 현기증이 났다.
  • 2009년 10월 완공 예정인 인천대교의 서쪽 주탑. 현재 해발 219m까지 공사가 진행됐다. 목표 높이는 238.5m로 이달 중순쯤 끝까지 다 올라가면 서울 63빌딩(249m)과 비슷한 높이가 된다. /김용국 기자 young@chosun.com
  • 10여명의 근로자들이 대형 호스를 통해 밑에서 뿜어 올리는 콘크리트를 거푸집에 고루 채우고 있었다. 거푸집의 크기는 가로 6m, 세로 7m, 높이 4m. 한 번에 이만큼씩 콘크리트를 부어 주탑을 올리는 것이다. 거푸집 안에서는 콘크리트 거품을 없애는 기계 소음이 끝없이 웅웅거렸다. 탑 위와 아래에 있는 직원들이 서로 연락하는 무전기 소리도 연방 칙칙댔다. 작업은 주간·야간반으로 나뉘어 24시간 계속되고 있다. 이곳에서 1년째 철근작업을 하고 있다는 베트남인 윈반더이(27)씨는 “너무 추워 속옷을 많이 껴 입었다”고 했다.

    2005년 7월 착공된 인천대교는 개통을 1년10개월 앞둔 현재 62.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공사비는 2조3593억원. 전체 21.27㎞ 가운데 실제 바다 위에 놓이는 구간은 12.34㎞(왕복 6차선)로, 민간자본 1조5914억원이 들어간다. 나머지 8.93㎞(왕복 2~6차선)는 육지에서 인천대교로 이어지는 연결도로다. 국비 7679억원이 들어간다.

    인천대교의 핵심은 1480m 길이의 사장교(斜張橋). 800m 떨어진 2개의 주탑을 세우고 각 주탑에서 케이블을 늘어뜨려 다리를 매다는 방식이다. 경제적이고 보기에도 좋다는 게 장점이다. 올림픽대교와 진도대교 등이 이런 다리다.

    “이번 공사는 자연 조건과의 싸움입니다. 인천앞바다는 물살과 바람이 워낙 세기 때문이죠. 그래서 온갖 신기술들이 총동원되고 있습니다. 주탑만 해도 지름 3m짜리 말뚝을 탑 하나에 24개씩 바다 속 79m 아래 암반까지 내려보내 지지하도록 했죠.” 정명현(30·삼성물산) 주임의 말이다. 그는 “대학에서 토목을 전공했지만 여기야말로 일반 기술자들이 함부로 접할 수 없는 최고의 실습장”이라고 했다.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실시해 공사 기간을 줄이는 패스트 트랙(Fast-Track) 공법, 콘크리트를 탑 꼭대기 거푸집까지 갖고 올라가 내리붓는 방식이 아니라 아래서 위로 고압 펌프를 이용해 쏘아 올리는 방식, 무게가 1000?이 넘는 상판을 육지에서 만든 뒤 바지선으로 실어 와 3000t짜리 해상 크레인으로 교각 위에 올려놓는 방법…. 이런 최신 공법들 덕에 인천대교는 진도 7의 지진이나 초속 72m의 강풍에도 견딜 수 있고, 10만t급 배가 충돌해도 안전하다고 한다.

    “아무것도 없던 바다 한가운데에 이런 엄청난 다리가 생기는 것이 놀랍지 않나요?”

    거푸집 사이 굵은 철근을 정리하던 박일남(53·인천 중구 북성동)씨는 “일이 고되고, 별로 내세울 것도 없는 현장 근로자일 뿐이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제일가는 공사에 참가했다는 것이 두고두고 큰 자부심이 되지 않겠느냐”며 활짝 웃었다.

  • 세계 10대 건설 프로젝트로 선정된 인천대교에서 근로자들이 2009년 10월을 완공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용국 기자yo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