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h-4 웃으면서 걸어라!!!

이즘(ism) 2007. 10. 29. 09:55
웃으면서 걸어라! 조회(0) / 추천
등록일 : 2007-10-29 09:52:50

이두박근, 삼두박근 같은 근육만 근육이 아니다. 웃음 근육이라는 것도 있다. 짐작하겠지만 피트니스 센터의 헬스트레이너는 만들어줄 수 없는 종류의 근육이다. 그렇다면 어디서 만드는 근육이냐고? 아무데서나 만들 수 있다. 누가 만들어 주는 근육이냐고? 자기가 만들면 된다. 이런 무책임하고 허무한 대답 말고 가장 좋은 방법을 추천해 달라고? 많이 웃고 많이 걸으면 된다!

잘 웃기!

박대섭 씨는 서울대학교 대학병원의 약사이면서 웃음치료사이기도 하다. 웃음치료사? 실제로 웃음치료사 자격증도 소지하고 있다. 조금은 생소하게 들리지만, 의료관계자나 목사나 스님처럼 종교계 인사들이 웃음치료사에 많이 도전하는 편이다. 3~4일 정도 사회적인 체면 같은 것 다 버리고 떠들며 뛰어다니는 게 교육의 주요 내용이다. 물론 일반인들도 신청할 수 있다. 웃는 법을 가르치고 배운다는 걸 쉽사리 납득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 여기서 배운 것을 토대로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하고 건강도 증진시킬 수 있다.
박대섭 씨의 경우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상대로 웃음계약을 체결하고 다닐 정도다.
“근무하는 도중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잖아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아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웃는 거죠. 이제 이건 저를 아는 사람들과 하나의 계약처럼 돼 버렸어요. 이 웃음 계약에 응한 사람들은 눈을 마주치거나 대화를 하거나 인사를 할 때 크게 웃거나 미소를 지어야만 하죠. 제가 한 사람당 하루에 거의 50번은 눈을 마주치니까 제가 하루에 얼마나 웃는 거죠?”
박대섭 씨는 기자와 얘기를 나누면서도 내내 얼굴에 활짝 웃음을 띠는 걸 잊지 않았다. 아, 이렇게 활짝 웃는데 마음이 열리지 않을 수 있을까.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건, 정말 사실이더라. 보험계약은 원금 보장이 되지 않지만, 웃음계약은 돈 안들이고 건강한 생활을 하게 만든다.
잘 웃는 게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고 친목을 다지고 일상생활을 좀 더 즐겁게 만들어주기만 하는 건 아니다. 웃음은 인체과학에도 상당히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약사인 박대섭 씨가 추천하는 웃음은 입꼬리를 귀에 걸 듯 잡아 늘리는 것이다. 처음 해보면 사람들은 아마 많이 어색할 것이다. 우리나라 30대 중반 이상의 남자들은 대체로 이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있으니 혼자만 어색한 것도 아니다. 그러니 잠깐의 어색함을 극복하고 날마다 연습하시라. 대표적인 웃음근육인 대협골근과 소협골근이 이완과 수축을 반복함으로써 멋진 모양의 근육을 만들어 줄 것이다. 실제로 박대섭 씨의 얼굴 근육은 어린 아이의 근육처럼 말랑말랑했다.

잘 걷기!

그렇다면, 웃긴 웃는데 어떻게 웃을 것인가. 웃음은 근육뿐만 아니라 우뇌의 활동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데, 이게 또 걷기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건 누군가와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행복한 산책에 나서는 것이다.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작게나마 살짝 미소 띤 얼굴로 걷는 것도 방법이다. 사실 걷다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져 웃지 않을 수 없기도 하다. 아래의 내용을 읽어보시라.
하루야마 시게오가 쓴 <뇌내혁명>에서도 걷기와 우뇌활동의 상관관계를 언급하고 있다.
“걷다보면 우뇌활동이 증가하고 뇌파는 알파파가 되며 엔돌핀이 나오게 된다. 우뇌가 열리면 생각과 감정이 차분해지고 부정적인 감정들의 지배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자신의 문제를 바라볼 수 있다.”
‘걷기’가 두 다리의 운동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마음의 운동이며, 마음의 치료책이라는 걸 과학적으로 입증해 주는 이야기이다.
엔돌핀이 무엇인가. 쉽게 말하자면 우리 몸이 생성하는 일종의 몰핀인 셈인데 효과로 치자면 몰핀의 100배 이사의 진정효과를 낸다. 행복하거나 기쁠 때, 웃을 때 엔돌핀이 특히 많이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일반 성인이 20~30분 정도를 걷게 되면 우뇌가 열리면서 엔돌핀이 분비된다고 한다. 걷는 동안에는 좌뇌의 이성적인 기능보다는 우뇌의 창조적이고 감상적인 기능이 강화되어 기분 좋은 상상을 하기에 적합한 조건이 마련된다. 따라서 ‘걸으면서 웃기’야말로 심신의 건강을 위한 최고의 명약인 셈이다.
웃음치료사 박대섭 씨는 이와 관련해서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설득력을 갖춘 예를 하나 든다. “부부싸움을 하다가 집을 나가서 무작정 걷는 사람들이 있죠. 이게 아주 괜찮은 선택이에요. 무작정 걷다보면 마음이 진정되거든요. 자기 자신의 행동도 돌아보게 되고 배우자의 상황에 대해서도 너그러워지고요. 그러니까 집에 들어가서는 자연스럽게 화해를 할 수 있게 되죠.”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도 역시 긴장을 하게 되는데, 이때 긴장을 완화해주는 호르몬이 바로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인데 걷는 동안에 이 호르몬이 효과적으로 분비된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무작정 걷는 것도 괜찮은 치유법인 셈이다. 기분 전환을 위해서는 빨리 걷는 편이 효과적이지만 스트레스 해소가 목표라면 보통 속도라도 상관없다. 무작정 걷는다고 해도 무의미한 걷기가 아니므로 마음 편히 갖고 일단 걸어라.

자, 이쯤이면 이제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한두 가지 정도 꼽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술 마실 때조차 근엄한 표정을 짓는 직장 동료들, 작은 일에도 버럭 화를 내시는 부장님, 모두모두 구슬려 함께 웃음 계약을 체결해 ‘웃기는 회사 분위기’를 만들어 보라.
그 다음으로는 어떻게든 걸을 기회를 만들어라. 회사 내에서도 엘리베이터보다는 계단을 이용하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15분이라도 걸어라. 엔돌핀은 누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
자꾸 걷다보면 엔돌핀도 자꾸 만들어질 테고 기분 좋은 생각도 많이 떠오를 테니 그만큼 웃을 일도 많아질 것이다.



객원기자 장치선 charity19@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