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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전쯤 조깅열풍도 한번 몰아칠 무렵,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모두 ‘달리기’를 화두로 삼았다. ‘달리기 권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자 너도나도 달리기의 이점을 설파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달리기는 건강과 운동의 대명사다. 여전히 매일 아침 동네 약수터와 천변로에서, 한강변과 공원 어귀에서 많은 사람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달리기를 한다. 그렇지만 조금 달라진 점도 있다. 달리기 못지않게 걷기가 만만찮은 위력을 과시하며 ‘건강한 삶’의 필수요소로 등극했다. 달리기는 이러저러해서 몸에 무리를 줄 수 있으나 걷기는 전통적으로 정신의 건강과 몸의 건강을 도모하기에 가장 적당한 운동이라며 걷기 편애 모드를 조성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덕분일까. 이제 달리는 사람만큼이나 걷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한데 걷기와 달리기는 정말로 그렇게 경쟁적이고 배타적인 관계의 운동인가? 얼핏 생각하기에는 꼭 그럴 것 같지는 않다. 간편한 운동복과 발에 맞는 운동화만 있으면 준비 끝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교육과 훈련을 거치지 않아도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두 발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둘은 서로 피를 나눈 친족 관계의 운동이지 않을까? 그래서 사람마다 ‘사람마다 ‘걷기’가 좋다, 아니다 ‘달리기’가 좋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실제로는 둘 다 좋은 운동일 것만 같다. 그래서 전문가의 도움말을 들어 보았다. 미리 한 줄 요약으로 결론을 얘기하자면 특정한 신체적 조건과 상황에 따라 권장할 만한 운동이 나뉘는 것일 뿐이다. 이에 관해 양학과 한의학의 두 전문가, 경희의료원의 재활의학과 이종하 교수와 부속 한방병원 사상체질과 이의주 교수가 도움말을 들려주었다.
걷기와 달리기는 어떻게 다릅니까?
이종하 교수 걷기는 관절면을 고르게 사용하고, 생리적으로 무릎, 고관절, 허리의 근육을 동원합니다. 이에 비해 달리기는 무릎 관절의 일부분에 순간적인 큰 충격이 가해지고, 이와 함께 일부 근육에 큰 힘에 주어집니다. 그러나 근육이나 관절이 건강하면 일상적인 달리기는 관절을 손상을 거의 주지 않습니다. 좀 무리를 하더라도 적절하게 휴식을 하면 충분하게 회복을 할 수 있습니다. 이의주 교수 한마디로 두 운동 간의 차이는 몸(발목, 무릎, 허리)에 주는 충격량이라 할 수 있죠.
걷기와 달리기가 각기 어떤 사람들에게 더 좋습니까? 성별이나 나이•체질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인가요?
이종하 교수 걷기는 운동 강도가 낮기 때문에 모든 연령층에서 안전합니다. 그에 비해 달리기는 운동 강도가 높고 어느 정도 운동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젊은 층에 유리합니다. 걷기와 달리기를 모두 피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릎이 좋지 않을 때 그렇지요. 선수가 아닌 일반인의 경우, 유산소 능력(즉 심폐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걷거나 달립니다. 또 이런 운동을 하면 온몸의 혈액순환이 촉진돼 신진대사가 더 활발해지지요. 관절이나 근육이 건강한 젊은 사람들은 걷든 달리든 일반적으로 알려진 대로 매우 많은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젊은 사람이 비만 치료를 위해서 하루 2시간 정도의 장시간 운동을 해야 한다면 걷기를 권합니다. 하지만 35세 이상으로 무릎 과절에 큰 이상이 없는 사람이라면 하루 40분 정도 달리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무릎 관절염이 시작된 노령층은 무릎에 체중 부하가 적은 고정자전거를 타거나 수영 등이 바람직합니다. 이의주 교수 일반적으로 70세 이상의 고령자의 경우 걷기가 알맞습니다. 근육량과 근력이 젊은 시절의 50% 수준으로 떨어지고, 더 강한 파워를 내도록 기능하는 근섬유들이 더 많이 소실되기 때문에 빠른 속도의 운동은 적당하지 않습니다. 성별로 보면 생리학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근육량이 평균 10%정도 적고, 체지방량은 10%정도 높습니다. 따라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충격량이 크고 빠른 운동은 상대적으로 불리합니다. 살이 찌기 쉬운 체질인 태음인 중에서도 비만도가 높은 사람의 경우는 특히 빠른 속도의 운동이 알맞지 않습니다. 체중을 이동시키는 데 필요한 근육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발목과 무릎, 허리로 전해지는 충격량을 감당하기가 어렵거든요. 과체중인 사람들은 운동을 위해서가 아니라 평소에 걸어 다니기만 해도 무릎에 통증을 느끼곤 합니다. 마른 체형이 많은 소음인 중에서도 근육량이 적은 사람들에게는 달리기를 권하지 않습니다. 걷기를 통해 서서히 지방을 연소시키면서 근육량 또는 근력을 증강시켜야 합니다.
살을 빼기 위한 경우라면 걷기와 달리기 중 어떤 것이 더 좋을까요?
이종하 교수 걷기는 운동 강도가 낮기 때문에 운동을 효과를 얻으려면 달리기보다 오랜 시간 운동을 해야 합니다. 무릎이 퇴행상태에 있는 중년층의 경우 장시간 걷게 되면 관절이 마모됩니다. 차라리 1회 40분, 주당 3~5회 가량의 달리기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릎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흙이나 잔디 길을 선택해야 하고 발목을 보호할 수 있는 운동화를 신어야 합니다. 충분히 땀을 흘리고 싶다면 소매가 긴 옷을 입어도 좋습니다. 이의주 교수 최근에 체질에 따라서 걷기와 달리기가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를 많이들 합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적인 경우라면 걷기든 달리기든 큰 차이가 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어떤 운동이든 꾸준하게 할 수 있느냐 라는 게 더 결정적이겠지요.
Tip: 걷기와 달리기를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 걷기 시 좋은 방법 1 바른 자세를 취합니다. 특히 상체를 바른 자세로 유지합니다. 2 동작을 크게 합니다. 3 소매가 긴 옷을 입어 충분히 담이 나게 합니다. 4 무릎이나 발바닥이 아프면 하루 정도 쉬어보고 통증이 지속되면 전문가나 전문의의 조언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 달리기 시 점검사항 1 운동 강도는 약간 숨이 찰 정도(숨이 차지만 참고 운동을 30분 이상 할 수 있을 정도)로 하고, 운동 시간과 빈도는 처음에 1회 20분, 주당 3회로 하고 점차 1회 40분, 주당 5-6일까지 늘린다. 2 운동을 하는 동안 고려해야 할 사항은 운동 후 충분히 땀이 나야 하고, 5분 정도 운동 후 기분이 좋아지는 것으로 운동 적합 여부를 판단하고, 숨이 심하게 상태에서 운동을 계속하면 안 된다. 3 컨디션이 좋지 않는 날은 반드시 운동을 피합니다.
객원기자 최경애 doongje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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