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t-51 [추석연휴 '숨겨진 여행지' ①전남편] 순천만 '와온마을' 절로 탄성

이즘(ism) 2008. 9. 12. 13:22


▲ 전남 진도의 국립남도국악원에서 펼쳐질 추석 특별공연 포스터.

이번 추석 연휴기간, 귀성이나 귀경길에 잠시 짬을 내 가족이나 연인과 아련한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는 여행지는 없을까. 조선닷컴은 전국의 조선일보 주재기자들이 추천하는 각 지방의 ‘숨겨진 명소’들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다음은 조선일보 광주·여수 주재기자들이 손꼽는 전라남도의 가볼 만 한 명소들.


◆ 진도 민속기행


민족의 큰 명절 한가위를 맞아 국악과 민속, 한국화 등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전통 기행을 떠나 보자. 목적지는 ‘보배의 섬’ 전남 진도다. 진도는 한반도에 딸린 섬 가운데 제주·거제에 이어 3번째로 큰 섬. 섬 곳곳에 우리 민족 고유의 민속과 예술의 향취가 배어 있다.


4대에 걸친 소치(허유) 일가 전통 남화의 산실인 ‘운림산방’을 비롯, 국립남도국악원, 진도향토문화회관, 남진미술관, 소전미술관, 소치기념관 등 문화예술 명소가 자리잡고 있다. 신비의 바닷길와 세방낙조 등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도 빼놓을 수 없다.


국립남도국악원은 추석 날(14일) 오후 7시 대극장 진악당 무대에서 특별공연 ‘달아 달아 밝은 달아’를 선보인다. 공연은 기악합주 ‘남도굿거리’를 시작으로, 가야금 독주 ‘달하 노피곰’, 민요 ‘팔월가’ ‘달맞이’, 가야금병창 ‘진도 방아타령’, 판소리 입체창 ‘춘향가 중 사랑가’, 무용 ‘부채춤’ ‘진도북춤’ ‘강강술래’, 그리고 사물놀이 ‘판굿’ 등으로 90분 동안 이어진다. 관람료는 없다.


추석 하루 전날(13일)에는 오전 11시 의신면 운림산방에서 남도예술은행이 운영하는 ‘미술품 토요경매’가 열린다. 전남도가 전업작가들에게서 사들인 한국화와 문인화 서예 작품 등을 경매 방식으로 저렴하게 판매한다. 이어 오후2시부터는 진도읍 향토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토요민속여행’ 공연이 펼쳐진다. 역시 무료공연이다. 이번 무대는 한가위 특집으로 앉은반 사물놀이, 남도민요, 판소리, 강강술래, 진도아리랑 어울마당 등으로 진행된다.


또 13일 오후 1시 지산면 소포마을에서는 민속놀이와 전통민요를 옛 모습 그대로 전승한 ‘세시풍속놀이’를 펼친다. 걸군농악대원들의 매굿으로 시작, 윷놀이, 닭싸움, 줄다리기, 노래자랑, 강강술래 등이 이어진다.


진도에서는 이밖에 지산면 세방리 해안도로 전망대에서 환상적인 다도해 일몰(낙조)을 만날 수 있다. 진도대교와 녹진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울돌목 명량대첩지, 남도석성, 용장산성 등도 볼거리다.

▲ 전남 진도군 지산면 세방낙조. 일몰 풍경으로 전국에서 손꼽히는 곳이다. /김영근 기자

◆ 담양 웰빙·문학기행


가을이 성큼 다가온 계절, 남도의 깨끗한 자연과 가사문학의 향기를 간직한 전남 담양의 누정(樓亭)들을 찾아 마음의 여유를 찾는 ‘웰빙 여행’은 어떨까.


담양은 예로부터 대(竹)와 죽세공품으로 잘 알려져 ‘죽향(竹鄕·대나무골)’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영산강이 발원하는 담양은 깨끗한 생태환경은 물론,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수백 년 된 거목들이 즐비한 담양천 ‘관방제림’, 죽녹원, 대나무골테마공원 등 산림욕과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웰빙 관광지’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여기에 가사문학의 산실인 정자들과 선비들의 풍류공간이었던 원림 등이 모여 있어 문학·풍류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식영정과 송강정, 면앙정, 환벽당 등은 우리 가사문학의 대표적 작품들이 탄생한 공간들이다. 또 소쇄원, 명옥헌원림, 독수정원림 등도 조선 중기 선비들의 자취와 정신, 풍류를 담고 있는 명소들이다.


무등산 자락과 광주호, 담양천 등을 중심으로 산재해 있는 누정들은 당대의 시인 묵객들이 드나들면서 학문과 사상, 문학작품을 토해낸 역사적 의미와 함께, 빼어난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오늘에도 멋스러움을 잃지 않고 있다. 송순의 ‘면앙정가’와 정철의 ‘성산별곡’ ‘사미인곡’ 등 귀에 익은 가사문학 작품들이 이곳에서 탄생했기에 이 일대는 ‘가사(시가)문화권’이라고 불린다.


식영정은 송순·김윤제·김인후·기대승·양산보 등 당대의 문인과 학자들이 드나든 곳. 정철이 성산별곡을 여기서 지었다. 고서면의 송강정은 송강이 당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때마다 내려와 초막을 짓고 지낸 곳. 이곳과 식영정을 왕래하며 ‘사미인곡’ ‘속미인곡’ 등 많은 시가와 가사를 남겼다. 봉산면의 면앙정은 송순이 은거한 문학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