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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s-8 팔복성당의 행복한 순간 ^&^

이즘(ism) 2007. 9. 11. 01:04
팔복성당의 행복한 순간  
 



보름 가까이 장대비가 내렸습니다.
마치 하늘이 뚫린 것처럼요...
날개를 접듯이 매미의 노래도 멈추었습니다.
오늘 아침 드디어 따사로운 햇살이
베란다 화분들과 방울토마토 넝쿨에 가득 내렸습니다.





팔복동에 온지 벌써 3년입니다.
4년의 임기에서 10개월이 남았습니다.

사제의 생일이라고 할 수 있는 영명축일,
그리운 사람들 보고 싶다는 핑계로
만용을 부리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받기만 했던 제가 신자들에게 합당하게
'한 턱'을 낼 수 있는 날입니다.





돼지 한 마리 분 삼겹살은 정육점에 주문을 했고요.
홍어와 묵은 김치, 막걸리와 복분자주도 준비할 것입니다.
개운한 육수에 즉석에서 삶은 후루루! 짭짭! 국수도 있습니다.





팔복에서의 3년. 행복한 순간,
은총의 시간들이었습니다.
팔불출이지만, 팔복성당이 한국에서
제일 행복한 성당일 것입니다.





"내 배꼽 좀 잡아줘!"하며 배를 움켜쥐고 웃기도 하고
어른에서 유치원 아이들까지 팔복농장에서
감자를 캐기도 했습니다.

매주일 전 신자들이 비닐하우스 오병이어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하고 있고
봄에는 동네 어른들, 가을에는 은퇴신부님들과
신자 어른들 모시고 경로잔치도...





380m 집중호우로 물에 잠긴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다가
그만 뜨거운 것이 목젖으로 넘어와 울먹이자,
울음바다가 되어버린 축복의 미사도 있었습니다.





일주일에 3일 정도 퇴근 후에 폐품을
수집하여 가난한 이들을 돕고
격주로 양로원 봉사를 가는 빈첸시오 회원들.

4주일 중에 3주일을 교구 본당을 순회하며
성전건립 자장면 판매를 하는 신자들,
뒤돌아보는 3년은 기쁨과 행복, 가난과 연민,
눈물과 축복과 감사의 시간들이었습니다.





팔복농장에는 해바라기의 밝은 웃음을 들으며
고구마 순이 희망처럼 대지를 덮어가고 있고
성모상과 평화상 주위에는 백일홍이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리움도 병인지라, 명절에도 얼굴을 볼 수 없는데,
이날만큼은 가족의 얼굴을 볼 수 있고
찾아가 뵈어야 하는데, 그럴 수 없었던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 할 수 있으니
그 이상의 기쁨과 행복은 없겠지요.





하시는 일마다 사랑과 평화가 가득하시길
진복팔단의 참된 행복이 가득한
팔복성당 교우들과 함께 두 손 모읍니다.


- 팔복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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